여전히 이직은 어렵고, 통장 잔고는 바닥이고. 내 사람의 문제로 인하여 손에 피를 뭍히는가 아닌가 고민 중인 보건입니다.
지난번 반성문 사건 이후로 조금 잠잠하던 우리 대표가 아침부터 또 미쳐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일찍 출근하여 오늘 아침까지 작성하라는 문서를 다듬고 있었습니다. 어제 새벽에 완성해두었고 회의시간 전에 퇴고, 마무리할 요량으로요.
그랬더니 왜 새벽에 문서를 안 보내고 업무시간에 그걸 만지고 있냐고 합디다.
아직 업무시간 전인데. 아침에 전달해달라고 이야기 했으면서.
이제 퇴고만 하고 메일로 보내면 업무시간 시작 10분 전까지 전달. 오전 중에 대표가 검토해서 오후에 써먹을 수 있는 - 그런데 사실 프로젝트가 구체화되지도 않아 문서를 써먹으려면 몇가지 사항들이 fix가 되어야 하는. 그래서 여러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던... 그런 상황인데요,
네이트온으로 극딜이 들어옵니다.
또 이런식으로 근무하면 잘라버리겠다느니, 나는 내 문제가 뭔지도 모르는 심각한 문제덩어리라느니, 일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가 잘못됐다느니, 초딩 같은 마인드에 핑계 덩어리라느니...
참 속상하는 말만 던지네요.
나도 '대표님은 당신 문제를 직원들한테 덮어씌우시잖아요. 그러니 한달 안에 두명이 퇴사를 하죠. 그 이유가 뭐겠습니까'라고 던지고 싶었지만 요동치는 마음에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진짜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월요일에 사표를 내야할 지 말아야 할 지.
당장 돈을 벌지 않으면 가계에 엄청난 문제가 생기지만, 이대로 이 회사에 남아있다간 마음이 망가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2주 전에 퇴사한 내 사수와 1주 전에 권고사직당한 내 부하직원이 회사를 안 다녀도 이토록 마음 편한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
살아남으려면 모멸감도 견뎌내야 하고, 갈굼도 견뎌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아. 이러려면 월급이라도 많이 주던가.
자꾸 내 마음을 긁으니 신혼방에서 월급도둑질이나 하게 되네요.
일이 손에 잘 안 잡힙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너무 상했어요.
-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 뭔가 또아리를 틉니다.
내가 진짜 부족하고 무능한 인간인가?
우리 신혼방 횽들에게 묻습니다. 내 직장 상사라 생각하고, 오늘 아침에 벌어진 일들. 내가 업무를 진행한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냉정하게 지적하실 게 있으시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고칠 건 고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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