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대표가 네이트온으로 뭐라 한참을 말합니다. 

들여다 보니, 

'너는 입사 이후로 전혀 발전한 것 같지 않다. 노력한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하길래..

이게 왠 아침부터 날벼락인가 싶었지만. 

'빠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성장을 하고 잇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대답했지요. 

그런데...

앞으로 회사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를 할 것인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리고 지난 날에 내가 얼마나 나태했는지에 대한 반성문을 작성해 내일 오전 대표 출근시간 전까지 제출하라 하네요. 

울컥 올라옵디다.

내가 왜 허리디스크가 생겨서 병신처럼 반년을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지냈는데. 

직원 중 그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 누군데. 

회의시간에 가장 많은 의견을 제시하고 실제로 채택된 건이 몇 건인데. 

이제 때가 왔는갑다 싶었습니다. 내일 대표 책상 위에는 반성문 대신 사직서가 올라가 있을 것이다...고 결심했습니다. 

아주 깔끔하고 객관적으로 대표의 단점을 나열하자면 밤 새 해도 모자랄 것을. 대표라서 참고 넘어가는 부분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최근에는 괜히 직원들을 쪼아대서 내 사수는 사표를 던지고 나갔지요. 그것도 지난 주에요. 

허나, 나는 가장입니다. 그것도 한 달 치 월급으로도 마이너스 생활을 하는. 

머리는 어떻게든 붙어있어라고 하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 사직서를 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직도 잘 안 되고 취직도 잘 안되요. 

참아야지요. 내가 욕 좀 먹고. 울 대표 성격에 당장 내일부터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기 시작할 텐데. <span style="font-size: 10pt;">이미 짬시켰던 프로젝트 끄집어내서 전 직원 앞에서 부관참시를 할 텐데. </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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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size: 10pt;">그래도 참아야겠지요. 아. 우리 아버지가 참 존경스럽습니다. </sp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