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인 테마는 "데티포스와 화산지대". 데티포스는 여행 준비하면서 무척 기대되는 곳 중의 하나였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 첫 부분에 외계인이 DNA를 뿌리는 장면에서 나오는 폭포가 바로 데티포스. 압도적인 수량과 크기로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는 곳인데… 겨울에 데티포스를 가기 위해서는 약간의 운이 필요하다. 일단 데티포스는 비교적 제설이 잘 되는 1번 국도에서 벗어나서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아이슬란드의 북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더 춥고 더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도로가 막히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가는 길은 2가지 방법이 있는데 비포장인 864번 도로를 타고 가는 방법이 첫 번째, 폭포를 매우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고, 프로메테우스에서 나오는 바로 그 곳으로 갈 수 있다. 아이슬란드 겨울 운전 3대 난코스 중 마지막 코스. 두 번째 방법은 포장도로인 862번 도로를 타고 가는 방법인데 길이 좀 나은 대신에 첫 번째 방법을 통해서 가는 곳의 건너편으로 도착하게 된다. 데티포스를 보고 난 후에 Viti라는 화산의 분화구를 돌아보고, 흐베리르(Hverir)라고 불리는 지열지대를 들러, 미바튼의 숙소에 일단 체크인 하고 밤에 내이쳐 배스라는 노천 온천을 들르는 것이 오늘의 여정이다.
설명 : 남쪽과는 달리 아이슬란드 북쪽은 도로가 눈 또는 얼음으로 덮여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길을 다들 시속 80Km이상으로 달린다. 나도 다들 그러니까 비슷한 속도로 갔는데 나중에 돌아와서 다시 생각하니 약간은 무모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일어나자마자 어느 길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사이트를 접속하니, 원래 가고자 했던 864도로는 막혀있고, 862도로는 미끄럽다고 나와있어서 862도로를 선택했다(www.road.is에서 실시간으로 도로상황을 알려준다. 지난 한 시간 지나간 차량의 수를 알려주기도 하는데 대부분이 단자리에 머문다). 이런 상태의 길을 180Km 정도 달려야 한다.
일시 : 2015년 10월 26일 11시 59분
장소 : 데티포스(Dettifoss)
설명 : 데티포스에 도착한 것은 점심 때 쯤. 미끄러운 길 때문에 제대로 속도를 내서 달리지 못한 탓이다. 손꼽히는 아이슬란드 여행지라지만 주차장에 세워진 차는 우리 차를 포함해서 모두 3대. 일단 컵라면으로 허기와 추위를 조금 달래고 데티포스를 향한다. 주차장에서 데티포스가 보이지는 않는데 위치는 대략 알 수 있다. 위로 솟구치는 물안개 덕분이다. 눈길로 10분 정도를 걸어가면 위 사진과 같은 풍경을 만나게 된다(사진 상으로는 그 압도적인 크기가 잘 가늠이 안 되는데 사진에 나와있는 사람과 크기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갈 듯). 폭포를 자세히 보려면 사진에 나와있는 내리막길을 가야 하는데 물안개가 차곡차곡 얼어붙어서 완전 빙판이라 내려가기가 만만치 않다.(겨울에 간다면 반드시 등산화를 신고 가기를 권한다)
일시 : 2015년 10월 26일 12시 03분
장소 : 데티포스(Dettifoss)
설명 : 어찌어찌 밑으로 내려가면 폭포를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미끄러지면 그야말로 천길 낭떠러지지만 여기도 그냥 밧줄만 덜렁. 폭포 소리와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못해 춥다.(그리고 진짜 춥다)
설명 : 데티포스의 상류에는 셀포스라는 폭포가 하나 더 있다. 15분 정도 걸어가야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보고 가면 서운할 것 같아서 가보기로 했다. 사실 그렇게 멀지도 않고 가는 동안에 풍경이 좋아서(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가보기를 추천한다. 사진에 보이는 폭포가 셀포스인데 여름이면 양쪽 절벽으로 물이 떨어져서 물의 절벽을 이룬다고 하는데 겨울에는 본 폭포에서만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셀포스를 향해 전진하는 와이프의 뒷모습.
일시 : 2015년 10월 26일 12시 54분
장소 : 셀포스(Selfoss)
설명 : 셀포스로 가는 길에 누군가가 해놓은 천사의 날개 놀이 흔적
하루분이 너무 길어져서 10월 26일 것은 두 개로 나누어야 할 듯. 오늘은 여기까지~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꼭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