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거의 20년을 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가 무식하고 수준 낮은 나라라고 생각하더라고.
그리고 그 선입관을 확인시켜줄 상황을 찾아.
인과관계 상관 없고 순간의 모습에서 우리보다 수준이 낮아보이면 여지없이 "역시 그렇지!" 라는 반응들을 보여.
"여긴 얼마나 후진국이면 도로에 신호등이 없어."
"어떻게 보행자들이 차를 안 무서워해. 보험사기 노리는거 아냐?"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휠체어를 탄 지체부자유자를 공항직원이 장애인 겸용 심사대 대기줄 맨 앞으로 바로 안내하자)세치기야 뭐야 이거? 최소한 양해라도 구해야 하는거 아냐?
<span style="letter-spacing: 0px;">많은 외국처럼 러시아도 도로에선 보행자 우선이야. 보행자가 있으면 차가 멈춰서 보행자를 먼저 보내줘.</span>
도로마다 우선통행에 대한 규정이 있어서 굳이 신호등이 없더라도 서로 알아서 가고 보내주고 해.
장애인, 여성(특히 임산부), 아이 등에 대한 양보가 당연한 문화야.
이런걸 어기는 경우는 러시아로 이주온 중앙아시아지역 출신들이나 아시아계 외국인들인 경우가 많아.
얼마전에 다리를 다쳐서 보조기를 착용하고 절뚝거리고 다녀야 할 일이 있었어.
한국에서 치료받는동안 한번도 계단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 사람들이 없었어.
근데 러시아 도착한 첫 날, 아주 짧은 계단을 내려가는데 반대편에 뛰어 올라가던 사람이 뒤에서 잠시 지켜보더니 도움이 필요한지 조심스럽게 묻더라.
우리가 평가하는 수준이라는건 어떤 기준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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