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이트에 적은글 그대로 퍼옴
일본에 산지 어언 5년(예전에 3년 살던것까지 합치면 8년)
계속 단칸방에서 살다가 어느날 집에 들어왔는데
숨이 콱 막히드라구요.
살아본 곳 중에 제일 넓은게
삿포로에 잠시 살때 있었던 쉐어하우스 10조(畳, 5평 가량)되는 방인데
도쿄에 오니 넓어야 6조
게다가 5년쯤 살다보니
짐이 증식하여
사람 하나 누울 공간도 없어졌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L자 데스크가 아닐까?
계속 좁다좁다 생각하다가 어느날 술먹고 집에 오는데 뭔가 울컥하고 올라와서
그 다음날 바로 해약 통지하고
새로 집 알아보려 댕겼죠...
지금 생각하면 진짜 무모한거지만
어디선가 우러나오던 쓸떼없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여기 저기 알아 보았었습니다
이번에 알아볼 집은 기본 컨셉이 넓은 집이라
어느 정도 통근거리를 희생해서라도 최대한 넓고 쾌적한 곳으로 가자는 거였고
그렇게해서 뽑아낸 후보를 몇개 뽑았었습니다.
아, 이번에 들어가는 곳은 지금까지 살던 일반 월세 주택이나, 쉐어하우스가 아닌
UR(도시 재생 기구,Urban Renaissance Agency)이라고 하는 곳인데요.
주택공사랑 비슷한 포지션이었던게 몸집이 점점 커져서 뉴타운 사업, 재해 복구 사업 등등을 하고 있는 기구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게 우선 직장인이라면 들어가기 어렵지 않고(월급의 1/4이었나 1/3까지만 월세로 쓸수 있어서 월급을 증명할 서류는 필요합니다)
일본에서 집에 들어갈떄 부담이 되는 시키킹(보증금)이 거의 대부분 퇴거할떄 돌아오며 무엇보다 넓다는데 있었습니다.
또 여러가지 캠페인으로 싸게 들어갈수 있는 떄가 있는데 제가 막 방을 찾고 있을때 캠페인을 하고 있어서
그것도 좋았구요. 다만, 이걸로 들어가면 계약 연장이 안되긴 하는데...3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합니다.
말이 좀 많이 옆길로 새어나갔네요.
그렇게 뽑은 후보 중에 통근때 전철을 갈아타야 되는 곳 드랍시키고
안 갈아타더라도 앉아서 출퇴근 힘들것 같은곳도 드랍시키고...
이러다 보니 결국 후보는 하나가 남아 견학을 신청하고
그 동네를 관할하는 타마시 나가야마(多摩市永山) UR센터로 갔었죠.
UR센터가 있는 건물 삐까뻔쩍 합니다...만 지하에 있고 1,2층은 도서관&레스토랑, 3층 부터는 생활 시설 같은게 많습니다.
그런데 UR센터에서 제가 견학을 가고자 하는 곳을 보더니
'님 차 있음? 오토바이는?'
이라고 묻더군요.
당연히 없다고 하니
'거기 집에서 제일 가까운 편의점이 3킬로고 슈퍼까지는 5킬로, 역까지는 8킬로라서
차가 없으면 생활 ㄴㄴ 해짐'
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망설여지더군요.
왜 저걸 먼저 안 알아봤을까. 버스타고 댕길려고 했지
제가 망설이는 걸 본 직원은
이 주변에서 슈퍼 가깝고 역도 가까운 곳도 있는데 한번 보고 갈테냐?
하는 겁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기도 좀 그랬던(편도 2시간거리를 왔...)
저는 알겠다고 하고 소개를 받았죠.
그게...센터가 있는 그 동네
타마시 나가야마(多摩市永山)....
위에 사진에서 나오듯 역 부근은 상당히 번화합니다.
다만 여기가 유명한 노령화 동네가 되서...
동네에 활기가 좀 없고
오락시설이 좀 부족하다는 소문을 듣고 있던 저는 좀 망설였지만
우선 가보기로 하고 키랑 번지수만 듣고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0분쯤 걸었을까요?
동네 풍경은 정말
한국 예전 저층 주공아파트 단지를 보는 듯 했었습니다
이런 동네구나 하면서
견학을 갈 집에 들어가 신발을 벗고
거실에 들어가는데
거실을 보는 순간
아 여기 살아야 겠다
그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거실 크기만 6평.
방1. 2.5평
방2. 3평..(왜 이렇게 찍었을까...)
이것만 보고 그냥 나와서 바로 가계약 한다음
회사가서 재직증명서 등등 다 떼와서
다음주 바로 계약을 해서 들어왔습니다.
깡촌 분위기 팍팍나는 우리동네
이렇게 입주를 한지 어언 3주가 지났네요.
처음 일본집에 들어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가스렌지는 커녕 형광등도 없어서 어둠의 자식처럼 생활을 한게 1주일
세탁기가 없어서 근 10년만에 손빨래를 하면서 지낸게 2주일.
그리고 오늘 거의 모든 정리가 다 끝...
방1
아 다 끝났네요(먼산)
변명을 좀 드리자면 여기 골판지 상자를 2주일에 한번 버릴수 있는데
지난번에 날짜를 착각해서 못 내어 놓은게 저렇게 쌓인거랑
예전에 살던곳에 있던 수납 상자를 깔끔하게 다 버리고 왔더니
(아 이사를 제가 왕복으로 한 3번 왔다 갔다...나머지는 택배로 했습니다)
이런 참사가..ㅠ.ㅠ
저건 이번주 수욜에 버리고 주말에 수납장사러 가야죠 ㅠ.ㅠ
흠흠!
그리고 이번에 오면서 가전제품을 거의다 새로 샀었는데요
제가 계속 쉐어하우스에서 살다보니
그다지 필요를 못느끼던 TV라든지 세탁기라든지 전자렌지라든지...
이걸 전부다 사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부담은 다음달의 저와 다다음달의 저와 다다다....의 저가 알아서 잘하겠죠..뭐...
다행히도 친구 하나가 결혼을 해서 혼자 살때 물품을 저에게 좀 줘서
굉장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세탁기랑 냉장고, 밥솥을 그냥 받았네요.
물론 택배 불러서 운송을 의뢰했지만 11,000엔에
저 3개 얻은건 정말 싸게 잘 얻었다 싶네요.
그리고 위에 있는 전자렌지는
야후 옥션에서 3천에에 낙찰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안보이는데 가스렌지는 4천엔에 받았구요(둘다 운송료 별도)
안방은 이렇게 심플합니다
매트리스가 저래 보여도 푹신푹신하고 돌기가 많아서 마사지 효과도 있...다고 해서 샀습니다
지금까지는 편하게 잘 자고 있네요
저 앞에 있는 철제 다라이는 습기유지를 위해서 스토브 앞에 두고 있습니다
3월 중순에 왠 스토브냐고 물으신다면
이 동네가 도쿄 중심부 보다 기온이 4~5도 정도 낮고
큰 건물이 없어서 열을 담아두지도 않아...밤이 되면 정말
미칠듯 춥습니다. 물론 도쿄에 있는 집들이
대부분 여름을 위해서 지어진것도 하나의 원인이겠죠.
저거 이사온지 3일만에 샀습니다. 덕분에 15일간의 가스비가 가스렌지 없었었는데 2,500엔이 나오...크읍...
이번에 이사오면서 제일 신경을 많이쓴 공간은 거실입니다
제일 넓기도 하거니와 첫인상이 너무 좋은 곳이라 신경도 돈(크읍)도 많이 썼습니다.
먼저...거실엔 왠지 텔레비젼이 있어야 할것 같애!!
라는 마음으로 산게.
디스플레이는 엘지.
혼자사는 주제에 49인치를 구입하고...
또 콤보로
친구가 없는 저에게 딱 어울리는 1인용 소파.
재질이 참좋고 푹신합니다..그리고 저 소파의 무서운 점은
다리가 올라갑니다
뒤로 넘어도 갑니다
그리고 제 원래 생각은
이렇게 놋북을 하는거였는데
이게 소파가 딱딱하지 않으니 가끔 밸런스가 안 맞아서
지금 저 테이블은 소파 옆에서 사이드 테이블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타노Ccc!!
(커튼이 UR에서 기본으로 달아놓은 비닐 커튼이네요. 지금은 바꿔 달음)
와 방이 넓다는 게 이렇게 좋았네요.
거실에 다 가져다 놓아도 10명은 더 누울수 있고..친구가 없잖아?
매일 회사 다녀와서 숨이 콱콱 막히는 풍경을 안봐도 되고.
이렇게 즐거운 생활도 동네에 친구가 없고
오락 시설(술집)도 없는 곳이라 좀 적적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다음달의 저와 다다음달의 저와....저의 힘을 믿고
힘내라. 다음달...(중략)의 나.
카에데씨도 즐거워 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플스를 사서
신나게 세팅을 한다음
고른 첫번째 게임이
엉덩이 보는 게임
니어 오토마타
재미는 있는데 위쳐를 기대했던 저는 기대와는 조금 다른 방향인 게임이긴 하네요
건슈팅 게임에 가깝지 않을까...합니다. 아 물론 재미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프로가 2주간 공짜라길래
혐짤주의?
어이쿠 발 죄송
카케로도 받아서 하고 있습니다.
역시 쳐들어오는 용사들은 잘게 다져줘야 제맛이죠.
일본은 3월 18, 19, 20일 이렇게 3연휴였는데요
저 게임들을 하느라 집앞 3분거리 슈퍼에만 한 2번 갔었나...
그래서 오늘 밖에서 밥이나 먹자 하고
산책을 좀 멀리갔었는데
지갑을 안 들고 가서
집에 와서 지갑들고 집앞 3분거리에 있는 슈퍼에서 고기 사서 구워 먹었습니다.....
이렇게 폭풍같던 이사가 대략 다 마무리 되고
에....대략 다 마무리(먼산)
이 동네가 참 공기가 맑어(굉장히 먼산)
지금 와서 쭉 집을 다시 보니
이사 하기 참 잘한것 같네요.
집에와서 까지 스트레스를 받는 생활에서 벗어난듯 하니깐요.
이제 수납장이랑 선정리...조금 더하고 꾸미기만 하면 될것 같으니...이게 끝나면 한번더 올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