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 형들
8월달은 내내 실습나온 애기들 봐준다고 정신없이 사느라 눈팅만 하다가
오랜만에 찌질거리러 들어왔오 ㅎㅎ
올해 초에 직장에 좋게좋게 지내는 아는 어른분께서 소개팅 제안을 하셨어
어른에게 받는 소개팅은 들어본적이 없어서 좀 그랬는데 암튼 얘기를 좀 나누어보니
아니나다를까 이건 소개팅이라기보다 선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었어
태어나서 소개팅 몇번 해본적도 없긴하지만 내가 해오던 소개팅은 그냥 사람이 착하다 혹은 이쁘다 혹은 친구들 관계 원만한 사회성있는 친구다 등등..
이런 수식어들이 익숙했는데 어르신께서 직업 얘기와 집안 얘기를 하시길래 난 너무 당혹스럽고 부담스러워서 처음엔 부담스럽다 거절을 했어
그게 올 초의 이야기야..
그 후에도 몇번 제안을 하셔서 거듭 거절도 예의가 아닌거같아서 승낙을 했다가
시간과 사정이 서로 틀어지면서 못만나고 어그러지기도 하고 하다가
올 여름에 다시 제안을 하셔서 승낙 후 날짜를 잡고 드디어 아가씨를 만났어
연애경험이 정말 희박한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런 분은 내 평생 보기 힘든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어
완벽하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 그런 분 이었어..
굉장히 지적인 분 이셨고, 대화하는 말투도 정말 수려하신데다가 심지어 외모마저도 미인이셨거든
아니 '전생에 명성황후가 아니셨을까?'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깐
이 분과 함께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노라니 내가 마치 평강공주를 앞에 둔 바보온달이 된 듯 싶을정도였어
암튼 그렇게 밥먹고 차마시고 시간을 보낸 후 그 분을 보내드리고는 깊은 고민에 빠졌었어
<span style="font-size: 10pt;">나는 분위기도 나쁘지는 않았던거 같고 조금 더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지만</span>
<span style="font-size: 10pt;">
</span>
<span style="font-size: 13.3333330154419px;">우리가 서로 어울리는 사람일까.. 싶은 고민이었지</span>
<span style="font-size: 13.3333330154419px;">
</span>
<span style="font-size: 13.3333330154419px;">내가 첫사랑과 오래도록 만나면서 내가 느꼈던 나의 연애스타일은 </span>
<span style="font-size: 13.3333330154419px;">
</span>
<span style="font-size: 13.3333330154419px;">상대방을 챙겨주고 보듬어주고 다독여서 험난한 세상에 나아갈 수 있도록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는 아빠의 역할을 하면서</span>
<span style="font-size: 13.3333330154419px;">
</span>
나의 그런 천성을 충족시키기도 하고 여자친구도 나에게 기대고 힘을 얻으면서 서로 조화롭고 아름다운 한 쌍을 이루는 연애의 관을 세웠던 거 같아
물론 이런 관계에 장단점은 있겠지만 나는 이런 스타일이 내 몸에 맞는 거 같아.. 자연스럽고 행복했거든
암튼 말이 딴곳으로 샜는데 암튼 난 이런 연애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초반에는 좀 머뭇거리고 이후에 또 고민을 거듭하다가 아무래도 이 아가씨는 정말 좋은사람이고 계속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굳히면서 몇 번 다시 만나고 했어
(사실 고민하다가 애프터를 너무 늦게 했어... 너무 바보같았다.. ㅠㅠ)
오늘로 세번째 만남을 가졌어
이 아가씨 앞에 있으면 난 괜히 긴장하고 해서 부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자잘한 실수도 자꾸 하게 되는 것 같아
참 긴장을 많이 하게되더라구 ㅋㅋ
그러면서 느끼는 감정은 나는 참 이 아가씨가 좋아
그런데 내가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게될 정도로 긴장되는 이 아가씨와 만나게 된다면 나의 연애스타일과는 정반대의 연애를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걸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어...
자꾸 긴장하고 하는 내 모습을 이 아가씨도 척 보면 딱 알텐데 날 안좋게 보지는 않을까? ㅠ.ㅠ
<span style="font-size: 13.3333330154419px;">내가 가장 자연스럽게 행동 할 수 있는 연애스타일과는 다른 이 아가씨와 내가 잘 만날 수 있을까? </span>
<span style="font-size: 13.3333330154419px;">
</span>
참.. 이 아가씨가 날 계속 만나주겠다는 보장도 없는데 김칫국 잘 들이킨다 그치?
암튼 이 아가씨를 만나면서 나 자신도 더 멋진 사람이 되고싶어서
요즘은 그동안 멈춰있던 내 자신계발과 정신수양에 힘쓰고 있어
하지만 이런 찌질글을 쓰는걸 보니 난 아직도 멀었어... ㅠ.ㅠ
재미없는 푸념글 읽어줘서 고마워 형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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