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남은걸로 튀김을 만들고 글렌피딕과 산 미구엘을 섞어마셨지.
위스키랑 맥주를 섞어도 맛있네. 몰랐어.
도깨비가 재밌다는 얘기를 들어서 남편이 받아준 파일을 두개나 봤어.
집에 얼음이 항상 있어서 온 더 락으로 두 잔, 그리고 아이스커피를 만들었어.
위스키를 마셔도 취하지도 않았고ㅡ 몸은 좀 따뜻해졌어.
차라리 아침까지 기다렸다 기온이 좀 오르면 목욕이나 하려고.
슈퍼소닉을 봤었는데
리브포에버가 나올때 울었어,
샴페인 슈퍼노바가 흘러나올때도 울었지.
내내 울면서 봤던 것 같아.
누군가의 말을 빌려
방탕하고 퇴폐적인 나의 이십대는 오아시스와 함께였으니까.
슬픈 영화도 아니었는데 나는 펑펑 울었어.
잃어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친구는 내가 보고싶어서 울었다고 했지ㅡ
그건 내 손목에 리브포에버라는 문신이 새겨져있던 걸 기억했기때문일거야.
우리는 정말 오아시스의 가사같이 되었다고 생각했어.
그는 일찍 죽어 영원히 살게 되었고,
그리고 세월은 캐논볼보다 빨리 흘러가,
다들 어디가버린건지ㅡ
남동생이 계속 보고싶었는데 오늘 전화가 왔어, 거진 일년만일까.
망설이다가 받았어.
가게를 확장했다는 말, 새아가는 잘 지낸다는 말,
고양이를 데려와서 키우는 건 알고있었어, 새아가의 블로그를 가끔 훔쳐봤어.
엄마는 시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했어, 한쪽으로 거의 본다고.
무슨 병이었는데 나는 단번에 알아듣지 못했어.
이름도 생소한 질병인데, 수술도 치료로도 호전되지는 않을거래.
그저 시기를 늦출뿐이라고 하더라, 최근에 보험 적용이 되어서 다행이라는 얘기.
아빠 전화는 왜 안 받는지, 울었다고 했어, 보고싶어서.
나는 별 일 없어 그냥 살아, 백곰이랑 잘 지내고
시엄마도 날 예뻐해. 우리애기라고 했어.
반지도 해주셨다,
나에겐 빨간 보석이 좋다고 루비귀걸이도 해주셨다.
우리 측 부모님 안 오셔도 따로 식을 빨리 올리고 싶다고 하셨다는 그런 얘기. (서류만 정리된 상태)
<span style="letter-spacing: 0px;">우리는 식이 없는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런 얘기.</span>
무슨 일 있는 것 아니냐고 집요하게 묻길래,
유산을 했었다는 것, 그래서 공황장애가 왔다는 것. 약을 먹는다는 걸 말했어.
그 후로는 몸이 자주 아파서 외출을 잘 못한다고 말했지, 식도 그래서 못 갔었노라 말했어.
엄마는, 같이 일을 하면서 엄마랑 많이 싸운다고 했어.
남동생은 항상 엄마와 사이가 좋았기때문에 좀 놀라웠어.
그런 얘기 한번도 안 했었는데.
뭣 때문에 그런 말을 꺼냈는지 알아.
나는 지금도 누나를 이해하고 있다. 누나랑 얘기할 수 있고, 얘기 들을 수 있다.
이 얘기를 하고싶은거겠지.
우리는 남매니까, 알 수 있어.
그리고 나선 엄마나 아빠 만나는 건 말고라도
우리 신혼집이라도 와, 라고 말했어.
이것 봐, 난 다 알고있다니까.
내가 거식증으로 30킬로대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부산으로 내려가려 하지 않을때도
그렇게 말했어.
누나, 내가 아무말도 못하게 할께. 하고.
집에 와, 누나야.
대답하지 않았더니 메신저라도 알려달라고 했어.
지금 바로 자기한테 메신저로 아무 메시지라도 보내달라고.
사비 사진을 보냈더니 뚱냥이네, 하고 웃었어.
12시가 넘어서는 잘자라, 누나야. 하고 밤 인사가 왔지.
동생이 슈퍼소닉을 봤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못 물어봤어.
우리 이제 함께 걸어갈 수 없다고해도 화난 얼굴로 돌아보지마,
네가 하는 말 들었어, 네가 하는 말 이해해.
적어도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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