횽들 감사합니다.
타들어가는 속은 이제 진정되었고, 불쑥불쑥 얼굴을 디미는 아버지의 흔적이 가끔씩 가슴을 헤집긴 하는데요, 아기 덕분에 웃습니다. 가신 분은 가신 분이고. 저는 여전히 새벽에 일어나 밤낮이 바뀐 아이 똥을 치우고, 밥을 먹이고, 분수처럼 내뿜는, 요거트 냄새나는 토를 받아내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보시기에 지금 가셔도 아기 때문에 정신도 없소 잘 지낼 것으니 가신 것 같습니다.
집에서 3분 거리에 사시는 어머니도 아버지의 흔적이 잔뜩 남은 집에서 이사를 하시려다가, 그냥 계시기로 했어요. 와이프가 고맙게도 어머니를 모시고 살자 했는데도 당신 삶을 사시겠다고 하시네요.
어찌되었든,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등지셨어도 우리 가족은 서로 다독이며 점점 나아지고 있답니다.
아버지 가시는 길, 명복을 빌어주신 횽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