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글을 쓰니 반응이 이랬으나
실상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혼자노는 날이었습니다.
오전 7시.
아침식사로 일단 가뿐하게 자양동 최고의 맛집 송림식당에서 돼지불백.
여기는 돼지불백에 쌈채소와 고추장, 밥을 다 넣고 비벼먹는게 국룰. 거기에 선지해장국은 무한리필 가능. 굉장해...
너무 일찍 하루를 시작한 탓인지 근처에 아직 가게가 많이 열지 않았더군요. 다행히 스타시티 뒤편 호텔 스타벅스가 일찍 열길래 가서 에스프레소 꼰 빤나 한잔. '빤냐'라고 써놓는 집이 꽤 있던데, 빤나(혹은 파나. panna)가 맞습니다.
이날 세시반에 일어났으므로 살짝 피곤한 감은 있지만 커피에 의지해 정신을 차렸습니다. 터틀넥에 얇은 코트를 입었더니 생각보다 많이 추워서 오전에는 실내에 있는 게 낫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바로 옆 롯데백화점으로 이동해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한 편 보기로 했습니다. 조조라 9천원!
역시 아무도 없는 영화관. 혼자 전세낸 기분으로 마스크와 신발도 다 벗습니다.
본 영화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잼씀. 이후 그대로 밖에 나가기엔 여전히 추워보여서 유니클로에 가서 경량패딩을 하나 사 입고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했습니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입장을 하려는데 뿌까인지 흡사한 캐릭터인지가 술담배가 안된다고 경고판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해 그대로 돌아가 편의점에서 맥주를 한 캔 구입 후 들어갑니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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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입장료가 무료가 되었더군요. 무료가 된 만큼 관리도 좀 덜 되어가는 듯한 느낌.</span>
아래 사진은 한 때 인터넷에서도 돌아다닌 바 있는 일명 '이목구비 디테일을 여우에게 몰빵한 어린왕자.'
식물원 앞 푸드코트. 문을 연 가게가 한 군데도 없습니다.
그럼 여기서 한 캔.
마시고 나서 동물원으로 향합니다.
조랑말보다 작아 보이는 품종의 말이 두 마리. 마생이 지쳐보입니다.
농담이 아니랍니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
</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동절기라 대부분의 동물이 실내로 들어간 가운데 미어캣 등 몇 종류는 밖에 나와 있었습니다.</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span>동료가 망을 보는 동안 온열기에 드러누운 녀석들.
유리창에 손을 대고 있는 프레리독이 안쓰럽습니다.
식물원도 들렀지만 눈 앞을 가리는 습기 때문에 온통 뿌옇게 사진이 나와서 스킵.
내려오는 길에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을 읽게 되었습니다. 음음. 좋은 문장이다.
바로 앞이 세종대학교더군요.
꽤 많이 돌아다녔고 몸도 얼어있어서 목욕탕에 들러 뜨거운 물에 푹 담그고 난 뒤 나와 <span style="letter-spacing: 0px;">저녁은 다시 송림식당에서 해장국.</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내장이 넉넉하게 들었습니다.</span>
밥 먹고 나서 저녁스케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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