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름 글 써서 밥 벌어먹던 글장이였습니다.
사회의 파수견이 되고자 나름 소신을 갖고 멍멍 짖어대며 글을 써제꼈지만 돈이 되는 글을 쓰지 않아서, 공교롭게도 회사 사장이나 직원들 또한 돈 되는 글 쓰는 데에 큰 관심이 없어 회사가 망했지요. 밀린 월급 받은 게 신기할 정도로 완전히 망했습니다. 나름대로 업계에선 이름있는 곳이었는 데도 말이죠.
5년 간 일했던 사회 첫 직장이 공중분해된 후 지금 회사로 흘러들어왔습니다.
마케터, 홍보맨, 광고맨 등의 타이틀이 주렁주렁 달렸는데 몸에 맞지 않은 옷을 걸친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최근 내 푸념의 주된 원이었던 우리 대표가 한 성격 하지요. 지난 3년 간 그 성격을 받아내지 못해 나간 직원만 4명 입니다.
저는 가장이라는 이유로 모멸감과 분노, 실망 등의 감정을 꼭꼭 씹어내며 버티고 있었습니다만...
오퍼가 들어왔습니다. (만세!)
우선은 1인 회사로 시작해 글 쓰고 사진을 찍어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사실은 이 분이 지난 4년 간 제게 같은 요구를 하셨지요. 워낙에 가깝고 서로의 성향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일적인 부분에서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간의 오퍼들을 정중히 거절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야 업무와 회사의 방향에 대해 합의를 봤습니다.
저는 돈 안 되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그 콘텐츠는 그 선배가 하는 일에 도움도 되고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봉도 큰거 한 장 가까이 오르네요.(지금이 워낙 쥐꼬리 만큼이라..) 제 연봉과 자기계발비(교육비 및 기타 등등은 무제한 지원)가 들어 있는 통장을 보여줍니다. '적어도 1년은 네 월급 주는 데에 걱정 안 해도 된다'며. 그 선배 1년 매출을 내가 정확히 알고 있으니 앞으로도 월급 끊기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와이프와 나를 잘 아는 가까운 이들에게 상의를 하니, '그 분이 그만큼 너를 찾았으면 이젠 일을 같이 해도 되지 않겠나. 네가 무슨 제갈량도 아니고 4년을 거절을 했는데...'라고 하네요.
자. 사직서 일발 장전 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or 화요일에 제출합니다.
역시 사람은 잘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과, 앞으로 재미진 것들을 만들어갈 생각에 설렙니다.
좋은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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