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이 죽는 꿈을 꿨어. 정확하게는 내가 심폐소생술을 그만두라고 얘기해야하는 입장이었어.<span style="letter-spacing: 0px;">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았더니 여기 병원인데 보호자가 그만두라고해야 그만둘 수 있다고, 의사도 친척들도 새아기도 다들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배우자가 보호자이니 내 동의따윈 필요없다는 걸 알았을텐데. 그땐 그랬어. 다들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고 이틀째 기다린다고, 지금 결정해달라고. 나는 그만해달라고 말을 했던거같아. 돌려보내주세요 이제. 대성통곡을 하며 깨어났다고 백곰이 말했는데 난 사실 기억이 잘 안나. 깨고도 한참을 울었어. 짐승처럼 울었다고 말했지. 고민거리나 문제가 생겼던 게 사라지는 길몽이라더군. 그래서 그날 예정이었던 아빠친구 자제분의 결혼식에 조금 늦었어. 아빠가 우리 동네에 오실일이 있다고해서 김장한 것 좀 가져다드리려고 했거든. 아빠랑 시끌벅적한 뷔페에서 낮술을 하면서 그 얘길했어. 아빠는 딱 잘라 이 바보, 너한테 그럴리가 없지, 앞으로도 일어나지않을일이야, 울지말아라. 으이구 이 망충이.ㅎㅎ하고 웃으셨어. 밥 묵어, 얼른. 이라고 아주아주 비싼 뷔페였거든 내가 좋아하는 스테이크가 아주 끝내줬어. 아빠도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남동생인걸 잘 알아. 그런데도 나는 자꾸 눈물이 났고 아빠는 어릴적 부르던 애칭으로 나를 불렀어. 김장했다고 굴김치를 싸갔는데 아빤 좋아하시는거 같았어. 두껍지만 팔이 짧은 하객용 원피스를 입고가서 파스를 붙인 부분이 보였는지 아빠가 그래, 김장 힘들다하더라.. 하고 의기소침해보이길래 어휴 파스 하나로 끝났으면 진짜 아무것도 안한거야. 라고 했지. 실제로도 엄마는 나한테 뭘 시키지도 않았어. 늘 그랬던것처럼 거의 다 해놓으셔서 내가 찾아 해야했지. 이제 십년도 다되어가는데도 엄마는 나한테 아무것도 안 시키려해. 누군가에게 부탁하는걸 어려워해. 그냥 내가 알아서 잘 해야지 엄마가 쉴 수 있어. 걸레를 빨아서 고춧가루가 튄 바닥을 닦았더니 그런거 짜는가 하지마라 손 뼈마디 굵어진다. 언니(시누이)한테도 안 시키려고하는데 니가 왜 하니, 하셨어. 손마디 망가지면 어쩔거냐고. 엄마는? 물었더니 엄마는 이미 이골이 나서 괜찮다고 하셨어. 시누이에게 또 나에게도 너무 많이 안 시키는건 아닌가,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무엇때문이었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았어. 친엄마도 그런적이 없는데. 그래놓고 오늘은 백곰이랑 정말 간만에 다퉜어. 일방적으로 내가 화를 낸거지만. 최근에 시댁갈일이 너무 많아서 주말에는 장 보러갔다가 잠시 놀러갈까했는데 (이번주가 월급주) 방한용 뾱뾱이를 붙이러 가야한다는거야. 아 맞다. 김장하러간날 다 해주고 오려했는데 못했었어 배추 물이 덜 빠져서 백곰이 일일히 손으로 짜야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어. 그 시간에 원래 뾱뾱이 붙여주려한건데. 알고있었는데도 화가 나더라. 그래서 나는 막 퍼부었어. 남자가 너뿐이야? 시누이부부는 뭐해? 엄마가 꼭 혼자서 뾱뾱이 붙이는것도 다 해야해? 너무하잖아! (작년에 엄마가 어디서 들었는지 뾱뾱이 붙이면 좋다해서 -애기들 있으니까- 혼자서 그걸 테잎으로 붙이셨더라고 나보다 십센티는 작은 양반이.이때도 시누이 부부에게 많이 화가 났었어 엄만 우리한테 말도 안하셨어!!!!!!) 사실 그건 백곰한테라기보다는 시누이 부부 특히 아주버님을 향한 분노였던거같아. 아주버님 진짜 너무하시네! 애도 잘 안봐줘 집에 있을땐 항상 놀고!! 근데 사실 아주버님은 세상 착하고 눈치가 없는 남자다. 그리고 사실 너무하다고는 해도 허리 아픈 사람이어서 애들이랑 잘 놀아주라는것도 어렵긴하지 애들도 셋인데 너무 별나고... 백곰처럼 막 몸으로 놀아주고 이런거 못하는 상황이긴하지. 너무 착한데 안 시키면 잘 모르고 막내라서 어리광많고 그리고 사실 휴대폰을 놓는거야 회사가 좆같아서. 중간관리자의 서글픈 삶이여. 후..아니 그래도 엄마 혼자 작년에 그걸 제대로 못 붙여서 테잎으로 고정시켰다는데 아주버님 이번엔 좀 알아서 하면 안돼? 시누이는 또 아주버님은 안 시킴? 엄마 혼자해야하는거에 빡치고, 백곰이 가야 집안이 제대로 돌아가는것도 빡치고 나랑 있을 시간이 정말 별로 없다는것도 빡치고. 근데 시댁 식구들 모두 힘들어 얼굴이 반쪽이니 그것도 빡치는 기분 알아? 화를 내면서도 그렇다고 엄마 안 도와주는것도 너무 짜증나는거. 사실 내가 화내는걸 백곰이 다 들어준다는것 이퀄 다 엄마고생인거니까. 지금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뜨거운 욕조에 드러누워있는데 진짜 너무 속상하고. 백곰이 찍소리도 못하고 미안하다고 안 할께 안갈께 진짜 내가 자기한테 너무하지, 말한것도 속상하고 안 풀리는 나도 빡치고 엄마 안쓰럽고 아주버님 밉고 시누이도 미운데 너무 고생인거 나 너무 잘 알고 마음이 아프다. 이번주에 잘 갔다오려고해. 엄마 고생시킬수는 없지. 그걸 생각하면 내가 마음이 막 문드러지려고 해. </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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