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123학년 모든 반이 다 출전하는데다 다들 변성기 전후인 여중생들일 터라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막상 가보니 내 생각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span>
이야기를 들어보니 벌써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연례행사였고 아이들도 최선을 다 하고 있더라.
같은 곡을 다른 반이 겹쳐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기말고사가 끝난 뒤 겨우 일주일 남짓한 준비기간동안
그 많은 분량을 한 반도 남김없이 모두 외워서 공연한 점에 감탄했다.
한가지 더 중요한 점은 요즘 어딜 가든 중~고교생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는
ㅅㅂ ㅈㄴ 등이 기본으로 섞인 대화가 오고가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여섯시간 가까이 학생들과 같이 앉아 있는 내내 그런 말을 전혀 듣지 못했다는 점이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땅에 떨어진 대부분의 청소년들의 대화 수준과 비교했을 때 품격이 있는 모습이었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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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모두 열심히 했고 근소한 차이로 수상팀과 수상하지 못한 팀이 나뉘었지만</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그래도 상위권을 차지한 반들을 보면 자신들이 먼저 음악을 느끼며 했기에</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우수상, 대상을 받기에 마땅했으리라 생각된다.</span><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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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난 후 언젠가 그 학교에서 또 한번 심사위원으로 불러 줄 때가 온다면
2016년에 여러분의 선배들은 정말 열심히 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대상 받은 반은 앵콜 공연을 하는데 학생들이 울먹울먹하며 하나씩 울더니 나중에 가선 거의 반 가까운 숫자가 우느라 노래를 못하더라.
역시 음악은 자기가 먼저 느껴야 남한테도 감동을 주는 거지. 상 받을 때 지휘 하던 아이도 확신을 하고 있었다는 듯 아주 천천히 느릿느릿 엄격진지근엄한 모습으로 나와서 대상을 받아가는 걸 보고 다른 심사위원 형님도 "역시 받을 줄 알고 있었던 거야" 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