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학기 내가 가르치기로 되어 있던 학생은 총 4명. 원래 7명짜리 계약이지만 오페라 워크샵 조교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3명이 줄었다.
몇 주 전, 음악치료 전공하는 애 하나가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을 수 있냐고 물어왔다. 이유는 음악치료 전공을 하면 기타와 노래는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노래에서 지적을 너무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교회에서 성가대와 찬양팀을 하는 사람은 무료로 레슨을 해 주겠다고 전부터 이야기 해 왔기 때문에 멤버에 속해 있는 얘한테는 따로 돈을 받지 않고 레슨을 해 주었다.
오늘 아침, 얘가 갑자기 내 수업을 정식으로 학점 내고 들을 수 있냐고 물어왔다. 어제까지가 수업등록 마지막 날이었으므로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학교 교무과에서 허락을 받아왔다고 하길래 오후 세시부터 시간이 되니 서류에 서명 받으러 오라고 이야기했다.
도서관에서 방 하나 잡아놓고 논문 쓴답시고 탱자탱자 놀고 있는데 애가 들어왔다. 표정이 밝지 않다.
그쪽 전공에서 사실상 방출당했다고 한다. 이유는 과에서 요구하는 스킬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 노래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이제는 따로 정해진 분야가 없는 그냥 음악 전공. 그런게 있는 줄은 몰랐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나한테 일찍 오지..."라고는 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이야기해봤자 바뀌는 것은 없다. 음악치료를 배우고 싶어서 이 학교를 왔는데(이 분야로 미국에서 손꼽히는 학교 중 하나임) 전공을 바꿔야한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급하게 전공을 바꿔서 이리저리 학교생활에 구멍이 뚫렸지만 가장 구멍이 숭숭 난 부분은 멘탈이겠지. </span><span style="letter-spacing: 0px;">이 상황에서 내가 할 일은 열심히 가르치는 것 뿐인데...할 수 있는 게 진짜 그것밖에 없다는 게 답답하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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