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봄날에 들어줘야지,
불면의 밤을 괴롭게 웅크려 견뎌내고나서는
여러가지 사랑스런 것들을 떠올려본다.
차마 거짓을 말하지 못했던 그의 야윈 등이나,
감겨오는 내 검은 고양이의 무게나
얇은 잠자리의 날개같은 비에 젖은 꽃잎이나
큰 상처를 정성스레 이어붙인 문신같은 것들.
어젯밤 코코를 보다 문득 백곰이 꺼낸
요선생에 대한 그리운 기억 한조각 같은 것들.
태어난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을 잊지말아야지.
고개를 돌리면 금세 잊어버리지않게,
다가오는 밤을 무서워하지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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