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걸 내가 퍼옴.
지금 사용하고 있는 로지텍 블루투스 스피커 X100에 큰 불만은 없이 잘 쓰고 있었지만 이게 방수가 안된단 말이지요.
샤워하면서 음악을 틀어놓게 되면 샤워기의 물소리와 커튼 때문에 음악이 잘 안들려서 방수가 되는 스피커를 알아볼까...하다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수영장에도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걸 구하면 좋겠다 싶어서 방수 기능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당장 통장에 남아있는 돈이 다음달 생활비로 쓰기에도 모자라서 언제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래서 방수 등급에 대하여 한 사이트를 찾아보니 등급별 분류가 이렇게 나와 있더군요. 참고로 IPXX에서 첫번째 X는 먼지로부터의 보호, 뒷자리 X는 방수이므로 여기서는 뒷자리만 다룹니다.
IPX0 – 방수기능이 전혀 없는 등급. 소설책이 물에 완전히 젖어버려 펴보지도 못하는 똥쓰레기가 되는 것 마냥 스피커도 요단강으로...
IPX1 – 수직으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정도는 저항할 수 있는 단계.
IPX2 – 15도 정도 기울기 상태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도 버틸 수 있는 단계. 하지만 여기까지는 방수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단계죠.
IPX3 – 이제는 물을 뿌려도 60도 기울기 안이라면 어느정도 버티는 단계로 여기서부터 빗물 방수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글 픽셀1이 이 정도였습니다.
IPX4 – 어느 방향에서든 10분간 물방울이 분사되어도 버티는 정도. 아마존에서 찾아보면 많은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이 등급입니다. 아무래도 스피커보다는 구멍이 적고 귀에 꽂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 정도 방어력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거겠죠.
IPX5 – 이제부터는 물방울이 아닌 물줄기를 버티거나 물에 빠져도 잠깐은 버티는 방수. 하지만 얼른 건져서 전원 끄고 말려야 살립니다. 그런고로 샤워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이 등급부터 출발합니다.
IPX6 – '생활 방수' 등급 중 제일 높은 등급. 호스로 물 뿌리는 것도 막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물에 빠뜨리면 안된다는 거.
IPX7 – 진정한 방수의 시작. 가격대도 올라갑니다. 1미터 깊이의 물에 집어넣어도 이젠 괜찮습니다. 수영장이나 깊지 않은 계곡에 들고갈 만 하겠군요. 아이폰7이 이 등급.
IPX8 – 1미터보다 밑으로 들어가도 괜찮은 등급 갤럭시 S7부터 이 등급에 들어간다고 합니다만 수압이 있으므로 깊은 풀장은 OK일지 모르나 물살과 예상치 못한 깊이가 있는 계곡과 바다에서는 모를 일입니다.
IPX9K - 방수 제품의 범주를 넘어 '수중 제품'의 단계로 넘어가는 등급. 다이버들이 사용하는 수중 플래시라이트나 카메라등이 이 등급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집에서 샤워할 때 쓸 생각이라면 IPX5부터 사면 되겠고...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1.5미터 깊이 풀장에 가져갈 생각이라면 IPX7~8 부터 사면 된다 이 말인데...그런고로 아마존에서 IPX7등급의 스피커들을 검색해봤습니다. 비교 기준은 원래 가지고 있던 로지텍 x100을 놓고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ASIYUN 9-1.
지름 8.8 센티미터로 평소에 쓰던 로지텍 스피커보다 작네요. 한 손에 들어갈 사이즈. 캐러비너와 석션 컵이 제공되는 것으로 보아 배낭에 달고 다니거나 욕실에 붙박이로 쓰라고 만든 것 같습니다.
크기가 작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네요. 석션 컵을 이용해 사진처럼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스탠드로 쓸 수도 있겠습니다. 로지텍 x100과 비교를 해 보았을 때 가장 큰 단점은 2014년에 나온 x100이 블루투스 4.0을 사용하는데 반해 2017년 제품이면서 블루투스 2.1을 채용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2세대 블루투스의 신뢰도는 많이 낮은 편이죠. 얌전하게 쓴다면 별 탈은 없겠지만 전력소모량과 페어링 신뢰도가 낮으므로 이 제품은 보류입니다. 참고로 블루투스 3.0부터는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4.0부터 배터리 소모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이제부터는 최소 블루투스 4.0 이상 제품을 찾아봐야겠군요.
다음은 BassPal BP-F013
아마존 평점 4.5로 나쁘지 않네요. 동일 디자인의 제품이 회사 이름만 다르게 달고 나온 게 많은 것으로 보아 어디가 원조인지는 몰라도 신뢰도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FM 튜너도 들어가 있고 LED 무드등도 장비. 뭐가 잔뜩 들어가 있네요. 형성되는 가격대도 다 엇비슷한게 무난하게 살 만 한 물건으로 생각됩니다.
다음 스피커는 AOMAIS Sport II.
길이가 약 23센티미터로 훨씬 커졌습니다만 위 제품의 5W 스피커 대신 20W(10W짜리 2개)가 들어가 훨씬 볼륨이 커졌습니다. 풀장용이라면 이 쪽이 더 나아 보입니다. 3.5mm 단자도 있으므로 블루투스 아닌 제품의 연결도 무난합니다. 여러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 있다면 괜찮은 선택이겠네요.
또 하나는 iClever IC-BTS03입니다. 딱 봐도 단단하게 생겼군요.
10센티미터가 조금 안되는 두툼한 크기에 배터리를 넉넉하게 넣어 그런지 사용시간이 12시간 가까이 간다고 합니다. 마운트용 홀이 있어 자전거에 달 수 있게 해 놓은 것으로 보아 라이더들에게 어필하는 제품인 것 같습니다. 블루투스 버전은 4.1이라 멀리 떨어져 연결이 끊어진 뒤에 다시 가까이 돌아오면 손을 따로 쓸 필요 없이 자동으로 재연결됩니다. 그리고 LTE와 블루투스 간의 간섭 현상을 줄여주는 것도 장점.
마지막 제품은 Coblart CPS4800입니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길이는 약 18센티미터 정도로 2번째로 크면서 출력이 6W라는 건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블루투스 버전이 4.2네요. 전송 효율과 배터리 소모량의 문제를 한 층 더 해결한 버전이라 신뢰도는 위 제품보다 훨씬 낫겠습니다. 디자인은 좀 투박하지만 그만큼 충격에 대한 방어도가 높은 걸 선전하고 있네요. 그리고 물에 뜬다는 거!</span>
각 스피커들이 홍보하는 내용들을 비교해 보았을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몇 가지 보입니다.
- 파워 : 스피커 출력이 몇 와트나 되는가. 굳이 베이스 강화 기능 있는 걸 선호하지 않는데다 물놀이 하면서 들으려면 순수한 출력이 좀 나와줘야겠죠.
- 방수 : 일단 모두 IPX7로 맞춰놓고 보고 있으니 따로 볼 건 없었습니다.
- 배터리 : 대략 5~12시간 정도로 다양했지만 물놀이를 몇시간씩 했다가는 내 체력이 못 버텨요
- 블루투스 : 가능하면 최신 기술이 있는 걸 쓰면 좋겠지만...최소한의 선은 4.0입니다. 4.2나 5를 지원하는 스피커는 가격차가 좀 있겠죠.
- FM 튜너 : 만에 하나 음악을 틀 스마트폰이나 기타 주변기기의 배터리가 먼저 나갔을 경우 필요합니다. 이 경우는 만 밀폐공간인 욕실에서 쓰기에는 좀 문제가 있겠지만 아웃도어에서 활용할 수 있겠네요.
- 크기 : 작으면 역시 파워가 딸리고 크면 들고 다니기 부담스럽습니다.
제가 쓸 용도는 욕실과 수영장용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욕실에 붙박이용 하나, 놀러 나갈 때 쓸 것 하나 있으면 딱 좋겠지만...돈을 두번 쓸 여유는 커녕 한 제품도 못 사는 형편이라 사게 된다면 고심 좀 해 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기술이 많이 발전했네요. 내 X100은 스피커 출력이 고작 3W인데 이젠 제일 약한 것도 5W는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