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와, 아가를 품고 있는 우리 와이프, 그리고 아주 극소수의 인간들 빼면 세상 전체가 나를 향해 칼을 빼어들고 있다는 기분입니다.
다행히 반성문(을 가장한 반 협박성 글)을 받아본 대표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한 껏 누그러들었구요. 아가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너무 빨빨 거려서 초음파에 제대로 된 사진이 안 찍힐 정도예요.
그런데 이젠 가족이 힘들게 합니다. 내 직계 가족이 아니라 어디 하소연도 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한 사람 때문에 여럿이 고생 중입니다. 마음 고생, 몸 고생... 말도 아네요.
그런데 또 나는 나름 집안 어른이랍시고 어깨에 얹혀진 무게가 대단합니다. 모두가 나만 바라보고 있어요.
심지어는 친히 칼자루를 내 손에 쥐어줍니다. 나는 내가 칼을 휘두르면 어떤 후폭풍이 불어닥칠 지 알기 때문에 머뭇거리는데,
모두가 나만 바라보고 있어요.
참 좆같습니다.
어디 친한 친구 녀석들 만나 소주라도 한잔 하고 싶지만 그들하고도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음만 타들어갑니다.
아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요즘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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