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3년쯤 전이었다.</span>
업계 모임에 아는 선배랑 같이 갔었는데,
젊은 사람은 별로 없고(내가 막내)
꼰대 아저씨들이 우르르 모여서 재미없는 얘기 늘어놔서 하품만 나왔다.
나는 그냥 술 먹는 기계야 라고 생각하면서 소주 비우고 있는데
뒤늦게 한 분이 자리에 합류했다.
뭐랄까, 가슴이 컸다. 그것만 기억난다.
오자마자 꼰대들한테 붙들려 가서 나는 인사도 못 했거든.
그렇게 2차를 갔는데, 와바 같은 분위기의 술집에서 생맥을 먹나 싶더니만
어떤 아재가 내가 얼마 전에 바카디를 먹었는데 말야 이게 죽이더만!
그러면서 사장한테 바카디 151 한 잔씩 돌리라고 주문했다.
이미 많이 먹은 상태에서 저걸 먹고 계속 달리면 죽겠구나 싶어서
한 잔 마시고 바로 취해 쓰러지는 연기에 돌입했는데
다들 좋다고 난리치더니 아예 병째 또 주문해서 권커니 잣거니 들이키더라.
저거 저렇게 먹으면 누군가 죽을텐데 싶어서 자는 척 하면서도 슬쩍슬쩍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그 늦게 온 여자분이 갑자기 후래삼배를 외치더니 세 잔을 꼴깍했다.
그리고 30~40분 후에 2차가 끝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 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방향이 같으니 택시비를 내주겠다며 같이 가자더니
<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사람들이 흩어지니까 한 잔만 더 하자며 억지로 다른 술집으로 끌고 갔다.</span>
근데 어쩐 일인지 바카디 3잔 마셨던 여자분이 자리에 남아서 더 먹겠다고 합류하더니
술집 들어가자마자 아저씨랑 말다툼을 하기 시작하더니 조금 있다가 술기운에 쓰러져버렸다 ㅡㅡ
아저씨는 술집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술기운에 기대어 은근한 썸씽을 기대했던 눈치였지만(나이도 20살 넘게 차이났었는데... 보기 참 그랬음)
각종 술주정을 몸으로 받고 나서는 학을 띠었는지 나한테 마무리를 부탁한다고 했고,
나는 이 분을 내가 바래다 주면 집까지 엄청 돌아간다는 것이 싫어서 먼저 돌아갔던 선배를 도로 소환시켰다.
마침 아직 집에 안 가고 근처를 방황하던 선배는 흔쾌히 자기가 집에 바래다주겠다고 했고,
나는 아저씨와 집으로 가면서 택시비를 아끼는 댓가로 재미 대가리도 없는 훈계 들어주며 가야 했다.
선배는... 택시가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여자분이 여기가 택시인지 모텔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과감한 스킨십을 종용해서 기사 눈치를 보다 결국 중간에 내려서 모텔을 들어가게 되었다며 불러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그 선배는 다음에 또 그 모임 가면 반드시 바카디를 다시 먹고야 말겠다고 전의를 다졌지만,
그 여자분은 모임을 곧 탈퇴해버렸고 나도 재미없음을 못 이기고 나와버렸다.
2. 남 얘기를 했으니 내 얘기를 쓸까 했는데
공백이 적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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