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이것은 카레이싱 영화가 아니다. 제목부터 페라리와의 대결을 명시하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 페라리는 차라리 들러리에 가깝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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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이 영화는 개성과 몰개성간의 레이스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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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주인공 켄 마일스는 지극히 개성적인 인간이다. 정비소를 찾은 손님에게 차에 맞는 운전을 하라고 비꼬고, 자동차 대회 출전 준비 전, 감독관이 규정집에 맞지 않는 차라고 하자 그 딴 규정에 얽매야 하냐며 화를 내며 자신의 차를 (어쩌다가) 부수기도 한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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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휴 병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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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그러나 '불독'이라고도 불리는 그의 개성은 돈이 되지 않는다. 손님이 오지 않는 정비소는 압류당하고, 스1폰서가 붙지 않아 돈이 되지 않는 경주는, 그동안 얻었던 트로피들을 애써 버리면서까지 포기할 결심을 하게 만든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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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켄 마일스의 반대편에는 포드 자동차 회사가 있다. 포드는 개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컨베이어 벨트를 만들어 사람들 부속품으로 전락시킨 포드 자동차답게 회사의 인력은 오로지 회사의 부속품에 불과할 뿐이다. 부속품에는 개성이 필요하지 않다. 부속품은 균일해야 한다. 남과 다른 것, 개성 따위는 불량일 뿐이다. 그들이 레이싱 경주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도, 사람들이 포드 자동차를 페라리 자동차처럼 멋진 자동차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포드 자동차를 더 많이 팔기 위해서다. 포드사는 개성을 산다고 생각하는 환상을 팔 뿐이다. </span>




<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그러나 서로의 필요에 의해, 둘은 손을 잡는다. 켄 마일스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포드는 레이싱 경주에서 이길 레이서가 필요하기 때문에.</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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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미끼다 미끼)

<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이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감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마주잡은 둘 사이의 대결에서 온다.</span>

<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포드사는 켄 마일스의 이미지가 불량하다며 끊임없이 켄 마일스를 레이스 드라이버로 참여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그저 차량 개조 엔지니어로만 쓰려고 할 뿐이다. 포드사는 개성적인 켄 마일스의 이미지가 포드사의 이미지를 오염시킬 것을 우려한다. 아니 두려워한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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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그러나 켄마일스(와 조력자들)는 천천히 달리라는 포드사의 지시를 무시하거나, 켄 마일스가 레이서로서 르망 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를 저지하며, 켄 마일스만의 레이스를 펼친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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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르망 출전 조건으로 우승을 하기로 했던 대회에서 1등도 하고, 끝내 르망에서 페라리도 이기지만, 이 영화에서 제일 쾌감을 주는 건 승리의 순간보다는 7000rpm 이하로 달리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장면이나, 다른 차들과 속력을 맞추라는 지시를 거부하고 최고 기록으로 랩을 들어오는 장면인데, 단순히 빠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개성을 꺾으려는 포드사의 대패질을 켄 마일스가 뿌리치고 달리기 때문이다.</span>

<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물론, 그렇다고 해서 포드사가 절대 악으로만 치부될 수는 없다. 켄 마일스는 포드사의 협박을 받아 강제로 차를 개조한 것이 아니다. 앞에서 적었듯, 그 역시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포드사와 손을 잡았다. 그리고 르망대회에서는 다른 포드 자동차들과 나란히 결승선에 들어오라는 포드측의 지시를 받아들인다. 다들 알다시피, 세상 일이라는게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하다못해 그게 켄마일스라도 그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타협으로 인해, 레이싱에서 제일 빨리 들어왔지만, 2등이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켄 마일스보다 늦게 들어온 맥라렌이 더 많은 거리를 달렸기 때문에 1등이라는 것)</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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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뭐 어쩌겠나. 다음에는 더 빠른 차를 만들자고 다짐하면서 돌아설 수 밖에.</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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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이 영화의 주제는 이미 도입부에서 나온다. 7,000RPM 이상으로 달리면 모든 것이 아득해지고, 나는 누군지 라는 질문만이 떠오른다고.</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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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우리가 사는 세상, 혹은 체제, 혹은 시스템 어쩌구 저쩌구 등은 (자본주의라 부르는 것이든 뭐든) 7,000RPM 아래로 달리라고 우리를 억압한다. 세상살이는 과연 녹록치 않기에, 우리는 또 고만고만한 평범한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타협하면서 살아간다. 뭐, 타협 안하고 살기란 애당초 불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가진 개성을 포기하고 살고 싶지 않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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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252525; Font-Size:17px; ">그렇기에, 7,000RPM 이상으로 치달리며 자기가 누구인가를 당당히 답하는 켄 마일스는 너무나 멋진 것이다.</span>

https://www.youtube.com/watch?v=T7-N9W0wR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