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쯤 해서 갑자기 배터리 경고등이 들어왔는데 다음날 아침에는 경고등이 하나씩 추가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날에는 눈이 많이 왔는데 열선 시트와 뒷유리창 열선이 작동이 안되는 걸 보고 배터리를 갈 때가 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월요일까지 휴일인 관계로 정비소를 갈 수도 없고...해서 기다릴 생각이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시동이 안 걸린다! 배터리가 완전히 돌아가셨습니다. 예전에 룸메놈에게 받은 배터리가 있긴 한데...이 배터리에 얽힌 사연은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관련글 1 : http://shinhonbang.net/board/just_married/7823
관련글 2 : http://shinhonbang.net/board/just_married/7955
문제는 공구가 드라이버와 펜치밖에 없다는 것. 더군다나 바깥 날씨가 섭씨 영하 17도인지라 도저히 작업을 할 환경이 아니었고, 그래서 날이 풀리길 기다려 수요일 오전, 수송부 1호차를 담당하던 운전병 출신 후배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하였고, 수업 들어가기 전에 근처 도로에서 약 시속 100킬로미터로 10분 정도 달리며 충 to the 전을 시키려 하...였으나
다시 켜지는 경고등. 서서히 속도는 줄어가고...이대로 가면 안되겠다 싶어 시내로 들어가니 이제 아무리 콱 밟아도 시속 20킬로미터가 채 안나오는 상황. 적어도 길 위에서 퍼질 수 없다는 생각에 억지로 털털털 죽어가는 엔진소리를 들어가며 바로 옆에 있던 병원 주차장에 간신히 골인을 했습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던 옆 차선 흑형이 "기름이 다 떨어졌어?" 하길래 "배터리가 죽었어" 하니까 자기 차 태워준답니다. 간신히 수업은 참석할 수 있었지요. 이후 한국인 동기 누님 한 분에게 같이 좀 다녀달라고 부탁해서 움직였죠.
배터리를 갈았는데도 바로 방전이 되는 이 상황을 보니 이건 발전기(한국에서는 그냥 제네레이터, 여기서는 얼터네이터라고 부름)가 나간 모양. 일단 원래 배터리도 지난번에 퍼진 차에서 건진 물건이고 극을 잘못 연결했던 적도 있었으니 혹시나 싶어 일단 먼저 월마트에 들러 공구를 몇개 산 뒤 배터리가게를 가서 새 배터리를 빵빵한 걸로 하나 샀습니다. 차를 버려둔 곳으로 찾아가기 전에 이 동네에서 가장 잘하고 양심적인 걸로 소문난 단골 정비소에 들러 예약을 하려고 했더니 다음주 화요일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고 하더군요. 하는 수 없이 일단 주차한 곳으로 가서 배터리를 교환해 봤는데, 여전히 경고등이 뜨길래 자동차용품점에서 테스터로 확인해보니 역시나...발전기가 고장났습니다. 주인 아저씨에게 어디 추천할 만한 정비소 있느냐고 물으니 자기가 가는 집이 있다고 해서 방금 그 집에 맡기고 누님 집에 밥 얻어먹으러 와서 글을 쓰고 있는 중이지요. 다행히 이번에 맡긴 집은 생긴 지 1년도 안 된 가게라 아직 손님이 적어서 내일까지 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의 행로 : 집에서 배터리교환->나오다가 차 멈춤->차 버려놓고 흑형 라이드 받아 학교감->동기 누님 차 타고 월마트->공구 산 뒤 배터리가게->단골정비소는 예약이 꽉 차서 정비 불가->주차한 곳으로 돌아가 2번째 배터리 교환->자동차용품점 가서 체크->정비소에 맡김->누님 집에 밥 얻어 먹으러 옴(현재)
이제 한시간 후에는 오페라 리허설 하러 갑니다. 밤에는 또 누구 차를 얻어 타야 하는가. 아침에 그냥 학교까지 걸어갈까 했는데 구글 지도 기준으로 1시간 40분 걸린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이 날씨에 걸어서 가면 오늘은 몰라도 다음날 몸살감기 확정일듯.
내일은 다시 내 차 타고 다닐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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