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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촉이 조금 좋아요. <br><br>당사자들이 느끼지 못할 시기에 사람 간의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나, 본인은 애써 숨기려해도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표정이 찰나에 비치는 것을 잡아낸다던가...<br><br>그 외엔, 길을 가다가 무당집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달려나와서는 얼굴에 소금을 한 웅큼 뿌린 적도 있습니다. <br><br>'너 같은 놈은 이런 데 오면 영업방해하는 거나 마찬가지야!'라면서요. <br><br>뭐. 이런 저런 것들이 나 사는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니 걍 그러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br><br>그런데 최근 몇달 들어서 (특히 아파 출근도 못하고 집에서 짐승처럼 지낼 때)<br><br>하나의 생각이 머리를 파고 듭니다. A와 B. <br>왠지 모르겠지만 그 둘이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br><br>그 둘을 본지도, 연락한지도 꽤 됐는데도 말이죠. <br><br>묘한 기분이예요. 둘 사이에 별 커넥션이 없건만. 공통분모라면 그들의 인연에 내가 포함돼 있다는 정도?<br>결국엔 느낌 탓이겠거니.. 하고 넘기고 지내지만 몇 주 후에 연락이 옵니다. <br><br>그 둘이 결혼한다고. <br><br>벌써 지난 몇달 간 내 머리 속을 맴돌던 두 커플이 결혼한다고. 날 잡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br><br>내가 아끼는 동생, 친구들이 서로 인연을 맺어간다니 신기하고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br><br><br>그리고... <br><br>한편으로는 지금 직장 때려치고 돗자리나 깔아볼까 싶어요. <br><br>20대 후반에는 먼 길 떠나시는 가족분들이 꿈에서 찾아오셔서는 작별인사 하고 가시드만... <br>그 때는 왠지 저승사자 같아서 싫었거든요. 친척 중에서 비보를 제일 먼저 접하게 되는 셈이었으니까요. <br><br>그런데 요즘엔 왠지 사랑의 큐피트 같은 게 된 느낌이라 싫지는 않습니다. <br>어차피 앞날의 단편을 보는 것이라면 좋은 걸 보는 게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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