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출장요리업체의 인사 부서에 전화를 걸고 마이크 존스가 있는지 확인하고 지워나가고 다시 전화거는 반복작업을 하던 중, 오베이션스라는 업체에 연락을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마침 본사가 같은 플로리다 주 탬파에 있었으므로 브레넌은 직접 본사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가능하다면 직접 얼굴을 맞대고 물어보는 것이 전화보다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직접 방문한 덕분인지 브레넌은 회사 사무실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하던 대로 현재까지 벌인 수사 내용이 이러이러하며 오베이션스에 300파운드 이상 나가는 마이클 리 존스라는 이름의 안경 쓴 거구의 흑인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회사는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본 다음 그런 사람이 없다고 답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의 담당자는 바로 대답하는 대신 브레넌의 신분이 경찰관이 아니므로 정보를 받기 원한다면 소환장을 가져오라고 말했습니다. 브레넌은 직감적으로 여기가 맞다고 느꼈습니다.
"강간범이 여기서 일하길 원하십니까?" 브레넌이 말했지만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소환장을 받아야만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아마도 찾는 사람이 자사 직원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 법적인 절차 없이 정보 제공했다가 큰일나지 않으려고 한 듯)
브레넌은 그 자리에서 마이애미 경찰에 전화를 걸어 푸트 형사에게 부탁했고 곧 회사 팩스로 소환장이 들어왔습니다. 길다란 소환장이 다 출력되기도 전에 담당자는 바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역시나 오베이션스에는 마이클 리 존스라는 이름과 체격 묘사가 완전히 일치하는 안뮬아 있었습니다. 현재 그는 매릴랜드 주 프레데릭이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애팔래치아 산맥 끝자락의 초봄은 따뜻한 플로리다 토박이에게는 이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추웠습니다.
푸트 형사와 동료들이 매릴랜드의 마이너리그 야구팀 프레데릭 키즈의 홈구장 해리 그로브 스타디움에 왔을 때 마이클 리 존스는 바베큐 카운터에 서 있었습니다.
푸트 형사는 브레넌으로부터 그동안 찾아낸 것을 듣고 이 사설탐정의 끈기에 감명을 받았지만 그의 노력은 경마에서 승산이 없는 말에 전재산을 거는 것과도 같아 보였습니다. 노력은 가상하지만 여전히 존스가 범인이라는 주장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잠재적 용의자의 이름과 위치를 알아냈다는 것은 이 사건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만 했죠 앨런 푸트 형사는 먼저 용의자가 있는 지역에 도착했지만 규정상 담당구역 밖으로 나가 범죄 용의자를 직접 마주해야 할 때는 항상 팀을 짜서 움직여야 했으므로 푸트 형사는 동료가 올 때 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푸트 형사는 같이 움직일 팀에 한 발 먼저 도착해서 조사를 하고 있던 켄 브레넌도 부르기로 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처음으로 같이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약 1시간 반 정도를 운전해 존스를 직접 만나러 갔습니다.
푸트 형사는 그날 오전 중에 먼저 존스에게 연락을 넣어 지난 보트쇼 때 어떤 사건이 벌어져서 조사중인데 지금 거기서 일하고 있으면 만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존스의 목소리는 매우 예의바르고 협조적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그 때 마이애미에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고 자신은 오늘 야구장으로 오면 만날 수 있다며 찾아오는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직접 만난 존스의 모습은 정말 컸습니다. 힘이 매우 세 보였고 키도 큰데다 옆으로도 떡 벌어져 있었으며 긴 팔과 큰 손에 허리 둘레도 굉장했습니다. 그러나 위협적인 겉모습과는 다르게 그의 태도는 온화했으며 매우 부드러운 말투에 소극적이기까지 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존스는 무테 안경을 쓰고 에이프런을 걸친 모습으로 음식 카운터 하나를 책임지는 일을 하고 있었고 부하직원들도 잘 따르며 존경받는 듯 했습니다. 그는 요리 부스를 나와 두 수사관과 함께 경기장 바깥에 위치한 피크닉 장소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마이애미에서 여성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푸트 형사의 말에 존스는 자신이 매춘부를 부른 적은 있다고 답했습니다. 형사가 어떤 여성이었는지 묻자 "저는 백인여자하고만 섹스합니다"라고 존스는 답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에어포트 레젠시 호텔에서 그 여성과 매춘을 한 것인지 묻자 그는 아니라면서 자신이 만난 여자는 보트쇼에서 알게 됐고 다른 장소에서 섹스했다고 답했습니다. 푸트 형사는 재차 물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백인 여자와 관계를 가진 일은 없었습니까?"
"아뇨"
"외국 억양을 가진 사람은?"
존스는 자신이 성관계를 가진 여자는 독일 억양이었다고 답했습니다.
푸트 형사는 존스를 용의자로 끼워맞추기 위해 심문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이 거인은 숨기고 있는게 하나도 없다는 듯이 아주 똑 부러지게 행동했구요. 형사는 점점 여기까지 온 게 그냥 쓸데없이 시간을 버린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초저녁 공기가 플로리다 사람에게는 쌀쌀하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꼬치꼬치 캐 묻는 대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죠.
"이봐요, 그 때 강간사건이 하나 일어났는데 혹시 당신이 한 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