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사조는 보통 문학/미술의 사조보다 조금씩 시기가 늦는 편입니다. 역사적으로 크게 흐름을 잡으면 르네상스-바로크-고전-낭만-세계대전기-근대-현대 정도로 나눌 수가 있는데 이 중 '고전'시대가 영어로 classical period죠. 여기서 종이날개횽으로부터 클래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한 것을 바탕으로 클래식음악이라는 게 뭔지 한번 살펴봅시다.
'보통 클래식이라고 하면 악기 구성과 곡의 구성이 판단 기준이 될꺼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악기는 현악기 위주이고 실내악에서 오케스트라로 넘어오면서 다양한 구성(목관악기 추가)이 생기는 형태의 곡들? 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피아노 독주도, 현악 5중주도, 트럼펫 콘체르토도 모두 클래식 음악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아직 전기가 사용되지 않던 시기이므로 일렉기타라든지 신디사이저 협주곡이 없는 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요. 곡의 구성은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일단 클래식의 바로 전 시대인 바로크 시대를 이야기해야겠네요. 클래식과 바로크 시대를 나누는 기준은 박(BACH)선생님이 돌아가신 1750년입니다. 억대를 호가하는 스트라디바리나 과르네리같은 명품 악기들이 이 바로그 시대 동안 제조되었고 하프시코드(쳄발로), 클라비코드 등의 건반악기가 존재했지만 피아노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음악의 중심이 성악에서 차음 기악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전시대와 다른 점이라면 복잡성입니다. 여러 선율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 얽히는 대위법과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푸가 등이 많았죠.
그럼 고전은? 일단 클래식 음악의 기본은 1. 자연스러움, 2. 단순성 3. 보편성입니다. 화성적인 - 그러니까 멜로디 라인을 다른 화음들이 받쳐주는 - 음악이 더 많다보니 멜로디가 아주 잘 들리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 클래식음악 골치아프지 않아? 할 수도 있겠지만 한번 바로크와 비교해보자구요. 아래 영상은 각 선율을 시각화해서 보여줍니다. 한번 보세요.
이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을 들어볼까요? 명확한 멜로디를 한 악기가 가져가고 있으면 다른 악기들은 화음의 역할을 하거나 아니면 더블링으로 같은 음정을 연주할 때가 많지요.
곡의 구성은 기승전결이 있고 플레이타임이 5분 이상인 곡들???? 이라고 생각하는게'
위 곡은 피아노 학원을 다녀 본 사람이라면 한번은 듣거나 쳐보게 되는 클레멘티의 소나티네입니다(일명 똥누러갔다). 플레이타임은...2분이 안되지요. 곡 길이가 어떤 장르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종이날개횽의 정확한 지적이 하나 있습니다. 기승전결이죠. 고전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 형식을 꼽는다면 소나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시대에서 춤곡에 쓰였던 여러 음악형식과 소나타의제시부-전개부-재현부 형식을 합쳐서 뻥튀기하면 교향곡이 되죠. 교향곡이 확립되고 너도나도 교향곡 혹은 소나타 형식에 기초한 여러 협주곡들이 나타나게 되었으니 클래식 하면 여러 악기들이 명료한 테마를 가지고 한번 연주한 다음 변형된 형태가 나왔다가 딴 소리 좀 하다가 원래 이야기 한 다음 짜잔 하고 마치는...느낌을 곧잘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거겠죠.
'예전에는 관악기에 비해서 현악기는 만들기 쉬웠을거 같고 특기 금관악기는 금속 가공하는 기술적인 문제와 자원의 단가 문제로 쉽게 만들기 힘들었을거 같아.'
금속가공기술의 발전이 악기 발달과 큰 연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지금 악기들 보면 목관악기고 금관악기고 바깥에 복잡하게 생긴 것들이 몸통을 둘러싸고 있잖아요? 그런 밸브 시스템이 개발된 건 19세기가 되어서나 가능했고, 피아노 또한 강한 장력을 지닌 현을 지탱할 수 있는 강철 프레임을 만들 기술이 생기면서 베토벤의 시대에 완성이 됩니다. 하지만 관악기 자체는 아주 옛날부터 쓰였죠. 금관악기는 강철 제련 기술이 없어도 만들 수 있답니다. 금관악기를 가리켜 브라스(Brass)라고 부르잖아요? 그게 황동 또는 놋쇠라고 부르는 합금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시대때 놋쇠로 유기를 만들듯이 중세때부터 나팔은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밸브 없으면 트럼펫 어떻게 부냐구요? 옛날엔 걍 했어요.호흡 조절 해서.
클래식이라는 시대에 엔터테이먼트가 마땅하지 않았으니까 음악이 중요한 엔터테이먼트가 되었을텐데 종교음악은 일단 제껴놓고...
당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는 오페라였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다양한 기계장치로 상상을 초월하는 특수효과를 볼 수 있는 오페라 극장은 당시 최고의 연예산업이었죠. 그리고 그 오페라의 무대가 시작하기 전에 분위기를 잡는 게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서곡인데, 이 서곡을 신포니아(Sinfonia)라고 불렀습니다. 나중에 이게 독립적인 장르가 되어 따로 연주를 하게 된 것이 심포니(Symphony)의 유래죠.
오페라나 연극에서처럼 듣는사람으로 하여금 상상을 할 수 있게 스토리라인을 곡에 집어 넣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디즈니의 판타지아 처럼. 그러다 보니 형식에 따른 악기 구성과 레퍼토리가 생겨나게 되고 이런 것들이 하나의 큰 틀안에서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느끼는게 아닌가 시프요. </span>
거의 모든 클래식 교향곡은 절대음악(absolute music)으로 분류됩니다. 즉 음악에서 특정한 이미지나 상징적 의미를 표출하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음과 음의 관계와 조합을 통한 순수한 음악적 예술성을 추구하는 건데요, 말씀하신 어떤 스토리라인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있는 음악은 표제음악(Program music)이라고 부릅니다. 비발디의 사계가 제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표제음악은 클래식 시대에 뒤따라오는 낭만시대부터 크게 발달하게 됩니다. 아마도 음악가와 다른 예술가들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그림이나 문학과 관련된 음악을 작곡하는 경향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 아닐까? ㅎㅎ
클래식 음악을 정의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그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며 모범이 되는 음악을 가리켜 클래식이라고 정의한 것이 19세기 대중을 위한 콘서트가 확대되면서 확립된 일입니다. 그러므로 위에서는 여러 시대를 나누긴 했지만 크게 1550년부터 1900년까지의 약 300년(바로크-고전-낭만)의 시대를 다 퉁쳐서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거죠. 빌보드 차트에 올라 일세를 풍미했어도 10년도 못해 사라지는 곡들이 많지만, 세대를 넘어 계속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곡이라면 언젠가는 클래식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제 생각에는 200년 후에 아이돌 음악이 현재까지의 클래식 음악과 경쟁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비틀즈 정도는 간신히 턱걸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